(사진: 민중의 소리)
자본가 정당과 함께 하는 공동정부가 아니라 혁명적 노동자정부가 필요하다
경제공황은 노동자계급에게 혁명적 기회를 가져다준다. 그러나 이러한 공황과 자본주의 위기라고 해서 노동자계급이 혁명을 위해 모든 준비가 갖춰져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노동자들이 대중적인 노동자 혁명정당을 아직 조직하지 못한 상태에서, 즉 여전히 개량주의 지도부의 영향 하에 있는 상태에서 “누가 권력을 잡을 것인가?” 하는 권력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자본가정당과 결별하라!
이런 상황에서는 노동자들이 불가피하게 기존 지도부들에 의존하여 이들이 정부에 들어가 노동자계급의 이익을 위해 위기를 해결하기를 기대한다. 선거에 의해서든 직접 행동에 의해서든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당을 권력에 오르게 하려고 한다. 혁명가들은 정부에 들어간 개량주의 지도자들이 말로는 급진적인 언사를 사용하지만 결국은 자본주의 체제의 유지를 위해 투쟁을 와해시킬 것임을 알고 있다.
투쟁하는 노동자계급의 다수가 혁명정당 쪽으로 획득되기 전에 권력 문제가 제기되어버린 이러한 상황이 바로 1917년 2월 혁명 이후의 상황이었다. 이 상황에서 볼셰비키당 전술의 핵심은 말로만 혁명의 전진을 외치고 실제로는 부르주아지와의 계급협조 속에서 혁명을 가로막는 기회주의 지도자들(멘세비키와 사회혁명당)에게 임시정부 내 자본가 정당과 단절하고 진정한 노동자정부를 위한 투쟁의 길에 들어설 것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멘셰비키와 사회혁명당에게 `자본가계급과 단절하고 스스로 권력을 장악하라!'고 요구함으로써, 그 결과 대중의 정치의식은 크게 높아졌다. 권력 장악을 완고히 거부한 이 정당들의 노선은 1917년 7월 대중들에게 철저히 폭로되어, 볼셰비키당의 승리에 길을 열어 주었다.
경제위기 해결을 위해 대기업 몰수와 노동자 통제 하의 기간산업 국유화를!
혁명가들은 정부에 들어간 개량주의 노동자 정당들에게 자본가 정당과 결별할 것만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와 함께 자본가계급이 위기의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즉각적인 조치들(대기업 몰수와 노동자 통제 하의 기간산업 국유화, 노동자 조직들의 즉각적인 무장, 경찰, 군대 해산)을 취함으로써 위기를 해결하라고 개량주의 지도자들에게 요구한다. 1917년 멘세비키와 사회혁명당의 경우, 그리고 이후 1930년대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인민전선 정부를 구성한 스탈린주의 공산당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노동자계급의 기존 지도부들은 이러한 진정한 노동자정부를 위한 투쟁의 길로 들어서기를 한사코 거부했다. 인민전선이나 민주대연합을 통해서든 또는 부르주아 노동자정부를 통해서든 기존 지도부들은 타도 당할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를 구출하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한국에서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민주당과 함께 하는 민주대연합을 통해(아마도 민주대연합 공동정부를 통해) 이러한 역할을 할 가능성을 벌써부터 보여주고 있다.
노동자계급에 사회적 기반을 두고 있지만, 결정적인 시기에 부르주아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사회민주당이나 스탈린주의 공산당들과 같은 부르주아 노동자당으로 구성된 정부는 결코 노동자정부가 아니다. 오직 공장위원회, 노동자평의회, 노동자 정방대, 투쟁하는 노동조합 등 노동자계급 투쟁조직들에 바탕을 두며 이 투쟁 조직들에 책임을 지는, 그리고 즉각 노동자계급을 무장시키고 반혁명 부르주아지의 무장해제를 단행하는 정부만이 오직 노동자정부로 간주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