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협박 앞에 금호타이어 지회가 먼저 양보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양보는 자본을 자신만만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4천 조합원의 힘을 믿고 양보교섭이 아닌 공세로 시급히 전환하자!
금호타이어 자본은 정리해고 수순을 밟고 있다. 9월 1일부로 정리해고 733명의 명단을 조합원에게 통보할 예정이다. 금호타이어지회는 8월 28일부터 9월 2일까지 지회장선거를 하면서 ‘평화’기간으로 쟁의행위를 중단하지만 금호타이어 자본은 이 기간을 투쟁공백기로 보고 집요하게 공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지회장선거 하루 전에 정리해고 명단을 발표하다니!
양보교섭
금호타이어 김종호 사장은 연일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수 년 내 한국공장은 모두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온다”고 언론플레이를 통해 지회를 압박하고 있다. 이에 굴복해 25일 교섭에서 지회는 09년 임금동결, 08년 성과급요구 철회를 골자로 하는 양보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양보는 자본을 자신만만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금호타이어 자본은 새벽 4시를 기해 직장을 폐쇄했다. 교섭장에서는 노조의 양보안에 대해 임금 양보만이 아니라 정원 재설정과 여유인원 전환배치가 금호타이어 자본의 최소한의 요구라며 더 강하게 나왔다. 이미 작년에도 정리해고 카드로 임금 3%인상, 생산성 10% 향상이라는 전리품을 챙긴 바 있는 금호타이어 자본은 이번에는 그 이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정리해고를 미룬다고 나머지 것들을 계속 양보해가면, 결국 당장 올해가 아니더라도 내년에는 정리해고 카드가 현실화할 것이다. 지갑에 남은 돈들을 계속 바치면 바칠수록 지갑은 비어가고 결국 강도는 목숨을 내놓으라고 요구할 것이다.
음모!
아직 조합원의 단결력이 유지되고 있지만 9월 1일 정리해고 명단이 발표된 뒤에도 단결력이 탄탄하게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정리해고 투쟁을 전개했던 다른 사업장에서도 명단 발표 전에 전체 조합원의 강력한 투쟁을 배치하지 않는 한, ‘산 자’와 ‘죽은 자’의 분열을 피해간 사례는 거의 없다.
이것을 금호타이어 자본은 집요하게 노리고 있다. 이참에 ‘정리해고 명단 포함자’와 ‘미포함자’ 사이에 골을 만들어 금호타이어지회의 단결력을 파괴하려 하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명단 발표는 조합원들의 단결을 무너뜨리겠다는 음모 및 현장통제 음모가 숨어 있다. 당장 정리해고를 강행하지 않더라도, 현장에서 정리해고 대상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자본의 통제에 철저히 순응하도록 유도될 것이다.
정리해고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조합원들은 정리해고를 ‘남의 일’로 간주하고 침묵하도록 유도될 것이다. 전면적인 총단결 투쟁이 앞서 배치되지 않으면, 결국 현장에서는 분열의 골이 깊게 파일 것이며, 명단작성의 기준선을 따라 현장통제가 자연스레 강화될 것이다.
현장의 힘을 보여주자!
직장폐쇄를 무력화시키고 조합원의 단결된 힘을 과시할 수 있는, 그래서 ‘산 자’와 ‘죽은 자’의 구분이 없는 전체 조합원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조합원들이 함께 숙식을 하면서 동지애를 어김없이 보여주었다. 나의 삶과 동지의 삶이 하나이고 우리 모두가 살기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실천하게 하는 진정한 파업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것이 77일의 목숨 건 투쟁력이 탄생한 원천이었다. 이를 본받아야 한다.
출퇴근 파업이 아닌 전체가 공장에서 농성하는 파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공장을 파업 노동자들의 천막농성장으로 시급히 만들어가야 한다. 이것이 자본에게 노동자의 위대한 힘을 보여줄 유일한 길이다. 금호타이어지회는 파업 집회에 전체 조합원 90% 이상이 참여하고, 25일 직장폐쇄와 관리자를 동원한 정문 봉쇄를 조합원의 압도적 힘으로 쉽게 돌파해낸 힘을 가진 지회다. 양보교섭이 아니라 조합원의 힘을 집중시킨다면 재고량도 없고 당장 생산을 해야 하는 위치에 처한 금호타이어 자본을 효과적으로 압박할 수 있다. 4천 조합원의 힘을 믿자! 양보교섭이 아닌 공세로 시급히 전환하자!
광주지역 활동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