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건설투쟁②] 노동자계급 정당을 향한 세 가지 조건
명실상부한 노동자 계급정당만이 진실로 ‘대중정당’을 실현할 수 있다. 세 가지 요소가 그것을 가능케 한다.
첫째, 이 당은 노동자계급의 해방을 달성하고 노동자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노동자계급적 강령에 바탕을 둔다.
이 강령은 당장 오늘 내일에는 노동대중을 획득할 수 없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노동대중의 지지를 끌어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이 강령은 현장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자본주의 착취사슬에 대한 명료하고도 근본적인 분석, 그리고 해방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이 반드시 의지하고 획득해야만 하는 수단들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 나아가서 단순히 사소하고도 일시적인 개선이 아니라 전면적이고도 근본적인 개선을 위한 혁명적 분석에 토대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출세주의와 중간계급적인 불안정한 심리에 문을 활짝 열어주는 개량주의 당은 표로 행사되는 당장의 대중적 지지나 소위 집권을 위한 영합 따위에 굴종할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오랜 기간에 걸쳐 일관되게 분투할 수 있는 명확한 노동자사상과 노동자다운 끈기와 인내를 갖춘 이 당은 노동자계급적 강령을 굽히지 않고 고수하면서 다수 대중을 설득하는 참된 의미의 대중성을 위해 전진할 수 있다. 오직 노동자계급적 강령의 단호한 수호만이 압도적인 노동대중을 결집할 수 있다.
왜냐하면 노동자계급적 강령이란 일부 노동자의 요구만이 아니라 지역과 업종, 고용형태, 성별, 국적에 무관하게 전체 노동자의 요구를 대변한다는 점이 핵심이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강령만이 전체 노동자를 설득하면서 강력한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이 당은 현장투쟁 및 일상적 삶에서 노동자다운 원칙과 면모를 일관되게 실현하는 최상의 투사들에 의지한다.
이는 수 년 때로는 수십 년에 걸쳐 일관된 헌신성과 희생성을 발휘하면서 노동대중의 존경과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이 당에 부여한다.
만약 당에 결집한 인자들, 특히 당의 골간을 이루는 인자들이 현장투쟁에서 배신을 저지르거나 최소한 존경을 불러일으킬 수 없을 만큼 약점을 드러낸 사람들이라면, 또한 그들이 부르주아적이고 중간계급적인 속물적 분위기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노동대중의 진심어린 존경을 도저히 끌어낼 수 없다. 노동대중은 이런 당을 보면서 염증을 느낄 것이며, 아무짝에도 필요 없거나 자본가정당들과 하등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최상의 투사들을 기반으로 한 정당만이 신뢰와 존경을 끌어낼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현장대중 속에서 가장 진실하고 건강한 선진 투사들을 발굴하고 오직 그들만을 당으로 인입하면서 당을 옳게 성장시킬 수 있다. 당의 현장성과 노동자계급적 정체성은 바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빈틈없이 수호된다.
셋째, 이 당은 노동대중과 긴밀하게 결합할 수 있으며, 노동대중에게 당에 대한 통제력과 주도력을 부여할 수 있다.
현장단위로 구성되는 조직체계를 골간으로 하는 이 당은 노동조합투쟁을 비롯한 노동대중의 모든 투쟁에 직접 개입하며 책임성 있게 지도한다. 당은 형식에서는 노동조합을 비롯한 제반 노동자대중 조직과 구별되지만, 내용에서는 이 노동자대중 조직과 긴밀히 연결되며 이 대중조직들의 운영과 투쟁에 깊숙이 개입한다.
그래서 이 당은 당의 일상 활동을 현장노동자들의 일상적 투쟁과 활동에 긴밀하게 연동시킴으로써 노동대중과 진정으로 함께 호흡하는 정당을 건설해나간다. 또한 이렇게 조직됨으로써 이 당은 당의 모든 노선과 실천에 대해 노동대중이 의견을 개진하고 함께 토론하며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를 대폭 확대한다. 당의 골간 조직의 활동은 현장에서 노동자대중에게 완전히 공개되어 있으며, 일상적으로 검열된다. 이런 식으로 이 당은 광범위한 노동대중을 부단히 당 주위로 모으고 그들에게 당에 대한 통제력과 개입력을 부여하면서 그 가운데 광범위한 노동대중을 단호하고 의식적인 투사로 단련시켜나간다. 당 규모의 확대는 이런 활동의 자연스러운 결과물로 획득된다.
최영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