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재벌 공화국’이다
연이은 정몽구 면죄판결과 자본가깡패들의 폭력만행을 보라!
정몽구 재판 일지
06년 3월 비자금 수사 시작
06년 4월 정몽구 구속
06년 6월 정몽구 보석 석방
07년 2월 1심 징역3년 선고-불구속
07년 9월 2심 집행유예로 면죄부
08년 4월 대법원 원심파기환송
08년 6월 다시 집행유예로 면죄부
6월 3일, 악질 대자본가 정몽구는 법원으로부터 또다시 커다란 선물을 선사받았다. 서울고등법원은 2200여억 원에 달한 돈을 배임․횡령한 범죄자에게 집행유예를 확정해 주었다. 불법 경영권 승계, 불법 유상증자, 부당 내부거래, 배임, 횡령 그리고 불법파견, 노동조합 탄압, 활동가 감시사찰, 노사합의 위반 등 가히 ‘자본가들의 범죄 백화점’이라할 만한 정몽구는 이로써 또다시 범죄의 기술을 발휘할 수 있는 자유를 부여받았다.
자본 천국, 노동 지옥
06년부터 2년여 기간 동안 진행된 정몽구의 재판과정을 살펴보면 대자본가가 법원으로부터 어떤 대접을 받는지를 똑똑히 보여준다. 정몽구는 구속 두 달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고, 징역 3년을 선고받고도 자유로이 거리를 활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결국 소위 그 ‘신성한 곳’이고 ‘공명정대한 곳’인 법원으로부터 자유를 선물받았다. 회삿돈 수천억 원을 빼돌려 술값과 팁으로 뿌리고, 양복 맞추고, 생일잔치 벌이고, 손녀 영어교습시키고, 가족들의 사치향락 비용으로 탕진한 그야말로 파렴치한 범죄행위들조차 ‘대자본가’라는 명함이면 어렵지 않게 정리되었다.
대자본가에게 법원은 놀이터일 뿐
현대차 노동자들은 06년부터 정몽구의 재판이 열릴 때마다 구속을 촉구하기 위해 법원을 찾아 갔다. 그러나 노동자들을 맞이한 것은 대자본가가 고용한 깡패들이었다. 정몽구는 매 재판 때마다 현대차(주) 관리자 수 백 명을 법원경비로 변신시켜 노동자들의 법원 접근을 막고 폭력을 행사해 왔다.
지난 3일 역시 마찬가지였다. 정몽구는 재판이 시작되기 두 시간 전부터 2,3백 명의 관리자들을 투입해 서울고등법원 건물을 에워싸고 경비를 서게 했다. 울산과 아산에서 올라온 노동자 20여 명이 오후 1시20분경 방청을 위해 법원에 들어가려 하자 관리자들은 노동자 한 명당 수십 명씩 달려들어서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머리채와 멱살을 잡아 질질 끌고, 바닥에 깔아뭉개며, 내동댕이쳤다. 정몽구에게 법원은 자기 안마당이었다.
법정 안에서 벌어진 자본가 깡패들의 활극
현대차(주) 관리자들의 폭력은 법정 안에서도 이뤄졌다. 정몽구의 재판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울산 노동자 307명이 서명한 정몽구 구속 탄원 서명지를 법원에 제출하기 위해 울산 현자 비정규직 지회 두 조합원은 법정 안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법정 안에도 현대차(주) 관리자들이 진을 치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관리자들은 취재기자 2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법정에 앉아 있던 두 조합원을 강제로 끌어내기 위해 깡패로 돌변했다. 한 사람당 7,8명씩 달려들어 잔인하게 폭행하면서 법정 밖으로 끌어낸 것이다. 그들은 한 조합원(최우정 교선부장)을 30여분 동안 집단적으로 폭행하고, 심지어는 눕혀 놓고 꼼짝 못하게 한 다음 몇 분 동안 목을 조르는 살상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최우정 교선부장은 겨우 일어나 판사한테 서명지를 제출한 다음 실신해서 병원에 실려 갔다.
그러나 깡패 관리자들이 법정 복도에서 약 30여분 동안 한 노동자를 무참히 짓밟는 동안 법원은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법정을 비롯해 복도 등 곳곳에 감시카메라가 작동되고, 실내에서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는 소란이 수십분 동안 이어졌는데도 법원은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다.
‘중립’을 가장한 자본의 집행기구, 그것이 법원의 정확한 이름이다
재판부는 정몽구를 집행유예로 풀어주어 경제발전에 기여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형벌제도의 이상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노동자들의 고혈로 만들어진 회삿돈을 훔친 죄를, 마찬가지로 노동자들의 고혈을 쥐어짜 만든 8천 4백억 원으로 ‘사회공헌’ 쇼를 하는 대가로 면해주고, 다시 노동자에 대한 억압과 착취에 나서도록 해주는 게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 사회의 법 제도의 이치에도 합당하다고 했다. 이 사회의 법 제도는 자본가들을 위한, 자본가들만의 법 제도일 뿐이다. 그렇기에 법원은 대자본가가 법원 마당을 자신이 고용한 깡패들의 놀이터로 여기고, 법정을 활극 장소로 이용해도 조용히 눈감아 줄 수 있는 것이다. ‘법은 모두에게 평등하다’는 얘기는 법원이 자본의 시녀라는 자신의 본질을 감추기 위한 가증스런 ‘가면’일 뿐이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