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련 2차 정기총회
치열한 논쟁과 통합력, 노동자계급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주다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최근 2차 정기총회를 열었다. 전국에서 활동하는 사노련 회원들과 사노련을 지지하는 후원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난해 2월 23일 출범 이후 1년의 활동을 돌아보고 앞으로 1년 동안 나아갈 방향을 결의하는 자리였다.
사노련의 1년을 겸허하게 돌아보다
총회는 먼저 사노련의 지난해 활동에 대한 총괄평가를 다루었다. 사노련의 지난 1년은 <우리의 입장>과 <대중행동강령>으로 혁명적 사회주의노선을 당당하게 천명하고, 정치신문·현장신문·이론지 등 여러 매체를 통해 혁명적 사회주의정치를 대중적으로 선동하며, 투쟁현장과 토론회 등에 하나의 독립적인 정치세력으로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혁명적 사회주의운동을 대중적 무대 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가 있었다.
또한 혁명적 사회주의운동에서 서클의 시대를 마감할 가능성을 열어냈다는 점, 계급투쟁을 주도할 가능성을 확대했다는 점, 중도주의 세력을 왼쪽으로 이동시켰다는 점도 중요한 성과로 확인했다. 내부적으로는 서클의 연합을 넘어 단일 조직으로서 통일성을 발전시켰다는 점, 탄압에 굴하지 않고 조직을 사수할 수 있는 힘을 보여주었다는 점 또한 성과로 확인했다.
그리고 이 모든 성과를 바탕으로 더 이상 당 건설의 필요성에 대한 일반적 선동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주의 혁명정당 건설운동 전면화’의 깃발을 들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야말로 사노련 1년의 가장 핵심적인 성과임을 확인했다.
평가 과정에서는 우리의 한계도 확인했다. 회원들은 당 건설 정치투쟁 사업에서 통일성과 계획성이 충분하지 않았던 점, 탄압과 맞물리면서 조직적 규율이나 민주집중제가 일시적으로 약화된 점, 정치적 통일성과 유기적 협력이 충분하지 못한 점 등을 주요 한계로 지적했다.
당 건설 정치투쟁의 방향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
이번 총회가 열리기까지 세 달 동안, 사노련은 당 건설 정치투쟁 방향을 둘러싸고 치열한 내부토론을 벌였다. 이견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지만, 많은 점에서 차이를 좁히고 여러 개념을 구체적으로 진전시켰으며, 무엇보다 당 건설투쟁 전면화에 대한 높은 공감대와 결의가 형성되는 성과를 남겼다.
총회는 그간의 토론을 집약하여 마침내 결정을 해야 할 자리였다. 그동안 모아진 입장들을 반영하여 <당 건설투쟁 전술결의안>(제출자 양효식)과 <사회주의 혁명정당 건설투쟁 전면화를 위한 정치방침안>(제출자 양준석)이라는 두 안이 제출되었다.
두 안은 비록 따로 제출되기는 했지만 많은 부분에서 입장이 같았다. 당 건설운동에 전면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 지금 당장 창당투쟁에 돌입하지는 못하지만 당 건설 정치투쟁에는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 공동강령연구·당건설토론회·노동자공동전선 등 세 가지가 당 건설 정치투쟁의 기본 토대를 놓는 사업이 되어야 한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두 안이 대립한 지점은 당 건설 정치투쟁에서 움켜쥘 전술적 무기가 무엇인가였다. ‘전술결의안’은 혁명적 사회주의부터 중도주의까지 포괄하되 당의 방향을 둘러싸고 내부투쟁을 벌일 ‘새로운 혁명적 노동자당 건설 공동행동’을 주장한 반면, ‘정치방침안’은 혁명적 사회주의 기본노선에 동의하는 개인과 세력을 규합하는 ‘사회주의 혁명정당 건설운동 전면화를 위한 노동자 정치투쟁실천단’을 주장했다.
회원들은 치열한 찬반토론을 벌였다. 그간 토론의 성과를 바탕으로 찬반토론은 압축적이면서도 풍부하게 펼쳐졌다. 찬반토론이 끝나고 두 안을 표결에 붙인 결과 ‘정치방침안’이 다수를 얻어 채택되었다. 표결이 끝나고 소수안을 주장했던 동지들은 결과에 흔쾌히 따를 것임을 밝혔고, 다수안을 주장했던 동지들은 소수안에 담긴 긍정적 문제의식을 최대한 실현해 내자고 말했다.
통합 지도력으로 2기 지도부 선출
치열한 논쟁의 열기가 여전히 살아있는 가운데, 총회는 마지막 안건으로 2기 지도부를 선출했다. 1기 운영위원장을 맡았던 오세철 동지가 노령에 따른 체력의 한계로 연임을 고사하자, 회원들은 많은 아쉬움을 표현하면서도 1기 운영위원장으로서 수고하고 분투한 오세철 동지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총회는 2기 운영위원장으로 양효식 동지, 편집위원장으로 최영익 동지, 정책위원장으로 양준석 동지, 사무처장으로 박준선 동지를 선출했다.
이번 총회는 치열한 논쟁을 벌이면서도 조직을 다시 하나의 방향으로 통합시켜내는 사노련의 정치적 능력과 자세를 보여주었다. 또한 자기만족적인 서클의 모습이 아니라 노동자계급에 대한 책임감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당의 모습에 한걸음 다가가는 자리였다.
양준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