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현장투쟁 - 현장의 분노를 전면전의 결의로 모아가자!
2차 파업 이후 철도현장 곳곳에서 수많은 소규모 전투들이 벌어지고 있다. 비록 파업이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철도노동자들의 투쟁의지를 짓밟고 3차 파업 돌입을 가로막기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노동조합을 무력화하기 위해 사측이 온갖 탄압을 퍼붓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해 혈안이 된 철도사측
철도사측은 이미 12월 말까지 지부장들을 포함해 주요 노조간부들을 중심으로 154명의 조합원들을 해고했다. 이제는 현장간부들에 대한 중징계, 그리고 단순 집회참가자를 제외한 1만3천 명에 달하는 파업참가자 전체에 대한 징계에 돌입했다. 그들은 이러한 엄청난 징계를 감당하지 못해 징계규칙마저 변경해야 했고, 징계위를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쉴 새 없이 열어야만 했다. 그런 식이더라도 징계가 완전히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몇 개월로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뿐이 아니다. 그들은 파업에 대한 보복으로 조합원으로서 파업에 성실하게 참여한 일부 선임장들, 파업불참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현장노동자들, 현장투쟁에 앞장섰던 조합원들을 직무를 조정해 비연고지로 강제 전보발령을 냈다. 또한 대체기관사 양성을 위한 TF팀 구성, 노동조합 통장압류, 노조교육시간 제한 등 노동조합활동을 탄압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고 있다.
또한 사측은 노동자들의 반대를 무시한 채 구조조정을 차곡차곡 진행해나가고 있다. 특히 차량분야에서 ‘차량분야 혁신계획’을 제출하며 검수주기를 늘리고, 근무체제를 변경하며, 일부 업무 외주화로 1,036명의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제출해 일방적으로 시행하려 하고 있다.
다시 전열을 가다듬는 철도노동자들
철도사측의 이러한 대대적인 탄압에도 현장노동자들은 움츠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탄압은 공분을 사고 있을 뿐이다. 노동조합 지침과는 무관하게 자발적인 투쟁이 시작됐다. 12월 말, 제천전기, 서울역에서 해고와 부당전출에 항의하는 1인시위가 시작됐다. 뒤이어 노동조합의 기층조직인 지부들에서 1인시위를 받아안고 확대시켰다. 서울역, 부산역, 순천역, 영주역, 익산역, 동해역 등 전국의 많은 주요역과 부산정비단 등 주요 사업소와 노동부 앞에서 1인시위와 선전전,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이에 부응하여 일부 지역에서는 민주노총 지구협에서 함께 연대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현장투쟁이 조금씩 시작되고 있다. 수색차량과 서울차량에서 12월 31일과 1월 4일에 차량 구조조정과 탄압에 맞서 천막농성에 돌입했고, 11일에는 성북, 청량리, 서울지구에서, 12일에는 수원과 영등포지구에서 집회가 열리는 등 부당징계에 항의하는 지구별 집회가 현장에서 조직되고 있다. 서울기관차지부에서는 노동조합 교육시간을 박탈하는 소집교육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제 힘 있는 3차 파업의 기틀이 될 현장투쟁이 조직되기 시작한 것이다.
3차 파업, 전면전의 결의를 모아내야 한다
이러한 투쟁들은 더욱 확산되면서 현장을 충분히 달구어야만 한다. 그리고 현장의 분노를 놓치지 않고 투쟁으로 모아낼 수 있도록 활동가들이 헌신적으로 앞장서며 현장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투쟁계획이 무엇인가? 일정을 왜 공지하지 않았는가?”와 같은 현장조합원들의 항의가 있어서는 안 된다.
3차 파업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단호한 결의와 계획 하에 현장투쟁을 조직하는 것이 사활적으로 중요하다. 현장투쟁만으로는 사측을 완전 제압할 수 없다. 현장투쟁은 결국 3차 철도총파업을 조직하기 위한 것이어야만 하고, 3차 파업은 승부를 가르는 투쟁일 수밖에 없다. 철도노동자들이 단호하게 이명박 정부에 맞서면서 전체 노동자계급을 그 주위로 결집시킬 수 있을 때 승리는 가능하다. 또한 바로 그만큼 철도노동자들은 자신을 탄압으로부터 방어해낼 수 있다. 그 점에서 현재의 현장탄압에 맞선 투쟁들은 단지 그것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2차 파업을 냉철하게 평가하고 3차 파업을 단호하게 밀고가기 위한 결의와 계획을 모아가는 의식적 과정이어야만 한다. 거기에는 전체 노동자와의 공동투쟁을 조직하기 위한 요구와 전술 등에 대한 논의가 포함돼야 하며, 계급적 연대를 조직해가는 능동적 과정이어야만 한다. 현장의 분노를 승리의 확신으로 만들어가자!
정원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