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업장 희망퇴직, 정리해고의 검은 그림자
원·하청 노동자 단결투쟁만이 대안이다.
경제위기 해운사 · 조선사를 강타
지난 07~08년 한국의 조선업은 2010년 이후 좀 주춤하긴 하겠지만 향후 짧게는 10년에서 길게는 30년까지 아무 걱정 없다는 예측이 지배했다. 그러나 미국 발 세계경제위기가 시작되자 이런 장밋빛 전망은 물거품이 되었다. 한국 조선소들은 07년 전체 수주선박이 1,228척이었으나 09년 상반기에는 47척으로 90%나 곤두박질쳤다. 더 이상 필요 없는 선박이 계약 취소되고 이미 다 만들어진 배는 인도되지 못한 채 바다에 버려져 녹슬고 있다.
노동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
조선업 위기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한 해 평균 38척을 생산하는데 2010년 7척을 생산할 계획이다. 생산량 축소를 이유로 09년 말 희망퇴직을 시작했다. 1월 26일 30% 인력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약 1000명에 대한 정리해고 명단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에서도 09년 말부터 하청노동자 2,000여명 이상이 길거리로 내몰렸다. 조선 2야드(8, 9도크 주변에서 일하는)에서 임금의 10% 삭감과 수당 50% 삭감, 토요일 유급 4시간 삭감 등을 1:1 면담을 통해 근로계약 갱신서명을 강요하고 있다. 1:1 면담은 하청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는 것을 철저히 봉쇄하기 위한 조치다.
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배를 만들어서 바다로 이동시키는 도크(4호) 한 곳이 폐쇄되는 것을 예상하여 2010년 1월 1일 부서를 통폐합했다. 2010년에는 정규직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일정이 예정되어 있다. 말이 교육일정이지 생산량 축소로 인한 고육지책이다.
원·하청 노동자의 단결만이 생존권을 사수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 정규직 노동자들은 부서통폐합으로 인한 전환배치나, 물량부족으로 인한 교육 등이 대규모 구조조정의 전초전이 아닐 거라 애써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구조조정은 점차 피할 수 없는 태풍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할 것이다. 하청노동자들은 직접적인 공격을 받고 있지만 해고가 두려워 숨을 죽이고 있다.
원·하청 자본이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을 계속 밀어붙인다면 결국 하청노동자들은 생존을 위해 단결투쟁으로 떨쳐 일어설 것이다. 이 투쟁이 분쇄된다면 그 다음은 누구 차례일 것인가? 바로 정규직 노동자들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못본 척 했을 때 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고립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민의 상당수를 구성하는 동구 조선단지에서도 지지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의 탄압을 뚫어낼 수 있을까? 원·하청 노동자들이 분열해 각개격파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함께 단결해 투쟁할 때 임금삭감, 희망퇴직, 정리해고를 막아낼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다. 비정규직만이 아니라 정규직 노동자들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진실이다.
현중사내하청 지회 오세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