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중립성을 넘어서서 노동자의 당파적 언론으로!
최근 이명박의 언론장악 기도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KBS에 경찰병력을 투입하면서까지 정연주 사장을 몰아내고 측근 인사로 KBS 사장을 세우려 발악하고 있다. 다음 아고라를 비롯한 자유로운 인터넷 공간마저도 검찰의 간섭, 탄압 등을 통해 통제하려 들고 있다.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 자본가언론 살리기도 한창이다.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에 대해 검찰 탄압이 본격화되고 있다. 광우병 소 수입 반대 투쟁의 기폭제 역할을 했던 PD수첩에 대한 마녀사냥도 거세다. 삼성특검에서는 검사 4명을 투입했던 정부가 PD수첩 조사에서는 5명의 검사를 투입하고 있다. 수조원에 달하는 불법 비리를 저지른 삼성 재벌보다도 번역상의 약간의 실수를 저지른 PD수첩을 처벌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명박의 언론 장악 기도에 맞선 올바른 투쟁방향은?
이 모든 것들은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통제 시도에 맞선 대중적 분노와 저항을 불러오고 있다. 아고라 시위대의 투쟁, KBS 노조의 투쟁 등이 그 표현이다. ‘언론의 중립성과 독립성’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기도에 맞선 투쟁은 너무나 정당하고 소중하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그 방향이다. 올바른 방향 없이는 자본가 정부의 언론 통제에 맞서 노동자 민중의 이해를 옳게 대변하기 어렵다. 심지어는 투쟁의 성과를 또 다른 자본가 분파에게 빼앗길 수도 있다.
이렇게 질문을 던져보자. 전(前) KBS 사장 정연주는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켰던가? 결코 그렇지 않다. 정연주 사장 하에서도 KBS는 “대기업 노조 집단이기주의”, “공공부문 노동자 철밥통론” 등 주로 친자본가적 보도 모습을 보였다. 조중동처럼 완전히 노골적이지는 않았더라도, KBS 등의 이른바 공영방송이 노동자 민중의 이해보다는 자본가계급의 이해를 대변했다는 사실은 누구에게도 분명하다. 또한 정연주 사장은 재임시 친노무현 정부적인 방향에서 KBS를 운영해왔다. 비정규직 학살법을 만들고, 노동자 파업에 잔인한 탄압을 일삼았던 바로 그 노무현 정부를 대변했던 것이다. 그래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의 경우, 불과 몇 달 전인 2008년 4월 22일 △정연주 사장 퇴진 촉구 △낙하산 사장 반대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음모 분쇄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발표했던 바가 있었다.
상황은 분명하다. “정연주 사장 사수 요구”는 이명박 자본가 분파(한나라당)와 노무현 자본가 분파(통합민주당) 사이의 분파 투쟁에서 노무현 자본가 분파의 편을 드는 것이다. 정확한 방향이 서야 한다. 그 방향은 노무현 정부건, 이명박 정부건 관계없이, 모든 자본가 정부의 통제에 맞서 “노동자 통제”로 맞서는 것이다.
언론산업 노동자의 통제권 쟁취!
KBS를 비롯한 모든 언론기관에서 “언론산업 노동자의 통제권”을 쟁취해야 한다. 기사 작성, 보도 등에서 해당 언론사의 노동자들이 구성하는 “통제위원회”가 전권을 행사해야 한다. 그래야 자본가 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을 실질적으로 사수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의 투쟁 방향이 언론의 ‘중립성’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 민중을 대변하는 당파적 언론’을 향하는 것을 뜻한다. 둘 중 하나이다. “자본가계급의 언론”이냐 “노동자 민중의 언론”이냐? 언론노동자의 언론사 통제는 후자를 의미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것은 “낙하산 인사”에 맞서는 영구적이고도 가장 단호한 대응책이다. 또한 이런 분명한 계급적 노선을 통해서만, 언론사 노동자들은 전체 노동자계급의 전폭적인 지지와 엄호를 끌어낼 수 있다.
이것은 조중동 등과 관련해서는 다음의 요구와 결합해야 한다. “조중동을 폐간하고 모든 언론사들을 국유화하라! 그리고 해당 언론사의 노동자 통제위원회에게 운영, 통제권을 부여하라!” 조중동 광고주들에게 불매운동을 통해 압력을 넣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 소유권이 조중동 자본가에게 있는 한, 불매운동은 아주 단기간에만 제한된 효과를 발휘할 뿐이다. 소유권을 전체 사회의 수중으로 이전하는 단호한 조치만이 조중동 등의 모든 언론들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권을 노동자 민중에게 보장할 수 있다.
그러나 다음의 조건을 분명히 해야 이상의 조치들은 비로소 더 완전한 의미를 획득할 수 있다. “언론사 노동자 통제위원회가 단호하게 노동자 민중을 대변하겠다는 결의와 당파적 의식으로 무장해야 한다. 자본가 정부를 노동자 정부로 대체하는 데로 전진해야만 이 모든 조치들을 완전하게 영구적으로 실현할 수 있다!”
최영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