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노동자투쟁을 전망한다! <下>
공공부문 최후의 거점 철도노조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발악하는 정부 - 전면전은 불가피하다
이미 지난 11월 26일부터 8일간 진행된 철도파업을 통해 드러났듯이, 철도노동자들의 투쟁은 곧바로 총자본과 총노동의 대리전이다. 철도노동자들에 대한 심각한 공격은 ‘공기업 선진화’라는 이름의 공공부문 전체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의 일환이자, 전체 노동자계급을 향한 ‘노동유연화’ 공세의 일환이다. 현재 이 공격은 공공부문에서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민주노조운동이 만들어온 성과를 거의 일거에 앗아가는 것을 겨냥하고 있다.
그 때문에 이명박은 직접 나서서 철도노조의 필수업무유지파업조차도 ‘정치파업’으로 몰아세우며 핵심파업지도부에 대해 수배령을 내렸고, 이에 부응하여 사측은 이미 154명이라는 엄청난 해고를 포함해 파업참가조합원 전체에 대한 초유의 징계 등으로 보복을 가하고 있다. 또한 발전 등 많은 공기업들에서와 마찬가지로 단협이 해지되고 있고, 심지어 사측은 교섭조차도 해태하고 있다.
물러설 수 없는 싸움
초유의 징계에도 불구하고 철도노동자들은 담담하게 대응하고 있다. 오히려 현장에서 노동자들의 분노는 더욱 커져가고 있으며, 이명박 정부를 향하고 있다. 그리고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철도노동자들은 과거와 같은 시기의 통상적인 파업투쟁만으로는, 그것도 철도노동자들의 힘만으로는 이명박 정부에 맞서 승리할 수 없다는 점을 느껴가고 있다. 그 이상의 결단과 각오, 노동자계급의 전체의 힘이 필요함을 직감하고 있기에 철도노동자들은 전면전을 쉽게 결의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얼마간의 준비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사측이 전혀 물러서지 않고 거침없이 ‘공기업선진화’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으며 철도노동자들의 투쟁의지가 여전히 살아있기에 다시 싸움은 불가피하다. 그것이 철도노동자들의 결단에 의해 2차 파업 이상의 위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는 아직 분명치 않지만 3차 파업은 불가피하다.
또 다른 패배로 남아서는 안 된다
이명박 정부의 무자비한 공세로 공공부문 현장은 이미 초토화되어 가고 있다. 주요 공공부문 현장들에서 노동조합은 기본적인 활동조차 보장받지 못하면서 사사건건 사측과 부딛혀야만 하는 상황이다. 발전에서는 과거 한국통신노조가 무너지면서 벌어졌던 것처럼 쟁의행위찬반투표조차 사측의 개입으로 자유롭게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기업 선진화’에 맞서 이명박 정부에 맞선 싸움을 이끌 수 있는, 현재로서는 거의 유일한 공공부문 노조인 철도노조마저 무너진다면 그것은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전체노동자계급에게 매우 심각한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이 때문에 철도노동자들의 승패는 전체노동자들에게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다행히 2차 파업이후 점차 작지만 철도사측의 구조조정공세와 탄압에 맞선 현장투쟁이 조직되고 있고 현장을 달구기 시작했다. 바로 지금부터 철도노동자들과 연대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3차 철도파업이 단지 철도노동자들만의 투쟁이 아니라 전체노동자들의 투쟁이 되도록 만들어가야 한다.
정원섭
경제위기에 발악하는 유통자본가들
또 다른 투쟁은 불가피하다
지난 7일 이마트가 생필품 12개 품목 가격을 최대 36% 인하하겠다고 발표함으로서 본격적인 대형마트 가격전쟁이 시작됐다. 이에 질세라 홈플러스, 롯데마트도 곧바로 가격인하경쟁에 합류했다. 뿐만 아니라 점포확대를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그러나 지난해 이마트는 물론 홈플러스, 롯데마트의 기존 점포들이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유통업계 자본가들은 위기 타개책으로 타 대형마트와의 생존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으며, 그 결과 유통노동자들에 대한 통제와 인원감축, 노동강도 강화 등의 쥐어짜기로 몰아가고 있다.
강화되는 통제와 착취
유통업계 자본가들은 관리자, 보안직원, 첨단장비, 고객, 사복보안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한 감시·감독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모든 노동자들에 대한 통제와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평가체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노동자들을 분열시키며 단결의식을 무력화하고 있다. 또한 점포별로 고객카드 할당량을 정해, 목표치를 달성하려고 고등학생 자녀까지 동원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어디 이뿐인가. 영업 손실의 주원인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며 계산원 오차를 수시로 체크, 감시를 강화하고 있으며 나아가 노동자들의 소지품 검사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인원감축! 노동강도 강화! 수당 없는 초과근무 강요! 실질임금 삭감! 그럼에도 늘 억지로 웃으며 일할 것을 강요받는 탓에 급기야 유통노동자의 50% 이상이 우울증에 허덕이고 있다.
또 다른 투쟁이 다가올 것이다
이 점만 보면 유통노동자들의 전망은 암울하다. 게다가 다른 산업에 비해 조직화 정도와 투쟁 경험도 부족하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육체적, 정신적 피로감이 쌓이는 만큼 자본가들에 대한 분노도 축적될 수밖에 없다. 공황기 유통산업 자본가들의 노동자에 대한 극악한 착취 강화는 이에 맞선 새로운 투쟁의 조건을 더욱 성숙시켜가고 있는 것이다. 2000년 이후 전개된 이랜드 노동자들의 파업, 까르푸 노동자들의 투쟁, 뉴코아와 홈에버 노동자들의 매장점거파업은 유통노동자들에게 거대한 단결과 투쟁의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입증했다. 아직 미미하지만 최근에도 새롭게 노동자들이 꾸준히 노동조합으로 조직되고 있다. 이들에게 지난 투쟁의 기억을 전달하고 새로운 투쟁의 전망과 정당성을 불어넣어주는 선진노동자들의 끈기 있는 활동이 관건이다.
김민정
정부의 악랄한 탄압 앞에
공무원노동조합의 존립을 건 투쟁의 한 해!
이명박정권은 공공부문의 노동조합 죽이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그 최일선에 공무원노동조합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이명박 정권의 탄압의 선봉에서 두들겨 맞고 있는 것이 공무원노동조합이다. 노동조합설립에 초법적인 허가권이 발동되고 있고 노동조합의 자주권마저 침해를 하고 있다. 한마디로 공무원노동조합의 무력화를 위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전국의 노동조합 사무실을 회수하고 해직자의 노동조합활동을 무력화하라는 행정안전부의 공문하나에 전국의 지자체들은 그것을 전가의 보도라도 되는 양 획일적으로 따르고 있다. 지방자치권은 물 건너 간지 오래다. 합리적인 대화마저도 틀어 막혀있다. 이러한 때에 공무원노동조합은 그저 살아남기에 급급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고 살아남는 것마저도 투쟁이 되고 있으니 얼마나 아이러니인가?
어려울수록 원칙과 정도를 내건 실천이 필요
탄압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노동조합이 관료화되어 개량주의가 판을 친다면 공무원노동조합은 앞으로 10년 아니 100년이 지나도 노동조합다운 권리를 가질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어려울수록 원칙과 정도를 가지고 투쟁하여야 할 것이다. 따지고 보면 공무원노동조합이 두렵지 않다면 정권이 공무원노동조합을 죽이기 위해서 그렇게 혈안이 되어 탄압하지도 않을 것이다.
공무원노동조합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 상층중심의 운동을 지양하고 현장에서 조합원과 함께 호흡하고 조합원의 의식을 높이는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또한 탄압에 맞서기 위한 적절한 투쟁을 배치하는 것과 나란히 원칙과 정도를 지켜나가기 위한 끊임없는 토론을 내부에서 시작하여야 할 것이다. 2009년 통합된 공무원노동조합의 강령과 추구하는 목표를 분명히 하기 위한 내부 토론도 치열하게 하여야 할 것이다.
전체 노동자계급의 하인다운 자세로 투쟁을!
2010년은 지방자치단체의 단체장 및 지방의회의원을 새로 뽑는 선거가 있는 해이기도 하다. 공무원노동조합이 그 선거에서 자치단체장 및 지방의원 몇 명을 당선시키는 것으로 자기 역할을 다 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분명한 전망을 가지고 공무원노동조합이 지향하는 사회적 역할을 민중들에게 선전 선동하지 못한다면 공무원노동조합의 전망은 없다고 할 것이다.
또한 단호한 노동자 민중투쟁에 함께 복무하기 위한 자세들을 공무원노동자들이 가져야 할 것이다. 투쟁에 나선 공무원노동자들의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넘어 더 넓은 노동자계급의 이해를 대변하기 위해 노력하고 보편적인 노동계급의 이해관계를 내 어깨위에 짊어지겠다는 태도를 가지고 분명하게 노동자계급의 편에서 투쟁한다면 공무원노동조합의 미래는 밝다고 할 것이다. 아니 그렇게 자신과 노동자계급 전체를 하나로 용접해내야만, 그래서 자기 옆에 전체 노동자계급의 힘을 동원해내야만 공무원노동조합은 살 수 있다. 식물노조로서가 아니라 진짜배기 노조로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 조합원과의 토론사업의 일상화, 노동자 대중을 조직하기 위한 활동의 일상화, 현장투쟁과 연대투쟁을 조직하기 위해서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그것을 위해 공무원활동가들의 노동자계급 의식을 세워내는 것은 가히 사활적이라 할 것이다.
공무원노조 활동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