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꽃’처럼 솟구쳐 오른 현대차 인도공장 점거파업
6월 6일 일요일 밤, 인도 남부 첸나이에 있는 현대차 인도공장에서 노동자 400명이 1공장 점거파업을 전격적으로 벌였다. 동시에 다른 800명의 노동자들도 바깥에 결집했다. 요구 사항은 “해고노동자 67명을 모두 복직시켜라”와 “노조를 인정하라”였다. 점거파업으로 1공장이 완전히 멈춰 섰다.
현대차 인도공장, 파업으로 올스톱
현대차 사측은 점거파업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제2공장과 엔진공장까지 폐쇄했다. 그리고 폭력경찰을 투입해 점거파업을 진압해달라고 인도 주(州) 정부에 요청했다. 월요일에 ‘돌을 던지고, 기물을 파손한 혐의’로 6명의 노동자가 체포당했다는 인도 경찰의 발표를 고려하면, 상당한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화요일 밤에 폭력경찰이 파업현장에 쳐들어가 파업노동자 196명을 체포하고 투옥시켰다. 그리고 같은 날 밤 폭력경찰은 점거파업 현장 바깥에서 시위하던 파업노동자들 중에서도 86명을 체포, 연행해갔다. 당시는 주 정부의 중재 아래 사측과 파업노동자들 사이에 협상이 이뤄지고 있던 때였다. 협상하는 척하면서 뒤통수를 몽둥이로 후려갈기는 자본가정부와 사측의 행태는 어느 나라에서나 변함이 없다.
인도 자본가정부의 폭력진압으로 기운을 얻은 현대차 사측은 수요일부터는 일부 비정규직을 동원해 공장을 가동하려 했다. 수요일, 노사정 중재위원회에서 67명의 해고노동자 가운데 35명의 복직에 대해 ‘논의’하기로 아쉽게 합의한 다음 파업이 끝났다. 잡혀간 282명의 노동자들은 6월 11일에야 풀려났다.
3년 동안 4번 파업한 인도공장 노동자들
인도공장 노동자들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4번에 걸쳐 파업투쟁을 벌였다. 이것은 현대차 자본이 인도공장 노동자들을 악랄하게 쥐어짜 왔다는 점과 함께, 노동자들 속에 놀라운 저력이 숨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인도공장은 생산직 노동자 8,400명 중 80%가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도 견습생, 수습생, 사내하청 등으로 쪼개져 있다. 임금도 정규직은 월 30~40만원이고, 사내하청 노동자는 월 75,000원밖에 안 된다. 현대차 자본은 인도 노동자들을 개로 묘사할 정도로 노동자들을 멸시, 천대했다.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인도공장 노동자들이 2008년 7월 파업을 벌이자, 현대차 사측은 폭력경찰을 불러 500여명을 연행해가게 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결코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 대차게 일어섰다. 2009년 4월 20일부터 5월 7일까지 18일간, 비정규직 노조 인정과 해고자 복직,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을 벌였다. 그러자 사측은 대량해고를 저질렀고, 인도공장을 터키로 옮기겠다고 협박했다. 이에 맞서 노동자들은 7월에 다시 파업을 벌여 해고노동자 87명 가운데 20명의 복직을 쟁취했다. 그런 다음 연말에도 다시 파업을 벌이겠다며 사측을 압박했다.
악랄하게 탄압하며 ‘글로벌 탑’ 꿈꾸는 자본에 단호하게 맞서자!
파업이 끝난 다음, 현대차 인도공장 사측은 ‘유럽으로 수출하는 i20물량을 터키공장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분명하다. 정규직을 대폭 줄이고, 임금을 살인적으로 낮추며, 파업은 원천봉쇄하고, 파업하면 군홧발로 짓밟는 것으로도 모자라 아예 물량을 빼돌리거나 공장을 철수해버리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현대기아차 자본이 인도공장에서든, 중국공장에서든, 한국공장에서든, 어디서든 염원하는 ‘악랄한 글로벌 탑의 꿈’이다.
이런 악랄한 꿈을 무력화하려면, 자본에 대해 어떤 환상도 가져서는 안 되며, 해외공장 노동자들과 굳세게 연대하면서 자본의 모든 도발에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
김명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