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간의 알제리 철도파업
통쾌하게 승리하다
알제리 국영철도회사 노동자들이 5월 9일 일요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한 나이든 노동자는 이 파업을 “알제리 독립 이후 최대의 파업”이라고 불렀다. 이 파업 이전에도 수도권 지역 기관사들의 임금과 관련해 몇 주간 파업이 벌어지기도 했다.
알제리에서 물가는 2008년에 4.4% 오른 데 이어, 2009년에도 5.7%나 올랐다. 그래서 물가인상에 대한 불만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지난 6개월 동안 물가인상과 함께 실업, 주택난에 대한 불만까지 겹쳐 파업이 물결쳤다. 제조업 노동자,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물론이고 교사, 의사들도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여 왔다.
“100% 운행 정지”
물가가 엄청나게 오르자, 철도노동자들은 월급이 올라도 오른 게 아니라는 점을 깨닫고 불만을 폭발시켰다. 파업노동자들에겐 임금인상이 절실했다. 하지만 철도회사 사측은 “회사의 재정 형편상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임금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파업 초기에 선포했다.
노동자들은 기본급이 최저임금보다 낮을 수 없다고 명시한 단체협약 52조를 적용하라고도 요구했다. 2009년에 국가 최저임금이 150유로(223,000원)로 정해졌는데도, 일부 철도노동자들의 기본급이 125유로(18만6천원)를 넘지 않았기 때문이다.
파업에는 국영철도회사의 노동자 1만 명 가운데 대부분이 참여해, 철도는 완전히 마비됐다. 언론들에도 “100% 운행 정지”라고 보도됐다.
불법파업 딱지도 파업노동자들의 결의를 꺾지 못했다
사측은 파업노동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온갖 수작을 다 부렸고, 법원에 고소하기도 했다. 법원은 5월 12일에 철도파업을 불법파업으로 규정하면서, “파업투쟁을 중단하고 즉시 작업에 복귀할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그것도 파업노동자들의 결의를 꺾지는 못했다.
알제리노총이 파업노동자들을 지원했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다. 철도를 맡은 어느 노조 간부는 자신들이 파업투쟁을 ‘억제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측은 파업이 노조 지도부의 의지와 무관하게, 노동자들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사실 파업은 평조합원들이 주도적으로 조직한 것이다. 그들은 투쟁을 이끌기 위해 ‘비대위’까지 꾸렸다.
5월 15일 토요일에, 노총 사무총장 시디 새드와 철도노조는 “평온한 분위기에서 협상을 할 수 있도록” 작업을 재개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런 촉구는 파업노동자들의 분노만 키웠을 뿐이다.
사측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내고 경고까지 잊지 않았다!
그 다음 일요일에 파업노동자들은 더 높은 결의로 파업 2주차를 시작한 반면, 사측은 협상을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사측은 ‘먼저 파업을 풀고 작업을 재개할 것’을 전제조건으로 요구했다. 파업노동자들은 거부했다. 결국 그날 오후에 사측이 항복했다. 사측과 철도노조가 서명한, 임금협상안과 단협 52조에 관한 협상 결과가 공식 발표됐다.
사측은 기본급을 적어도 150유로(223,000원)로 올리기로 약속했다. 그것은 자동으로 임금 기준선을 높이는데, 기본급이 적어도 20% 이상 올라간다. 기본급을 토대로 계산하는 일부 수당들도 덩달아 올라갈 것이다.
그래서 파업노동자들은 작업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철도는 5월 17일 월요일부터 재가동되기 시작했다. 노동자들은 여전히 조금도 방심하지 않고 바짝 경계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사측한테 이렇게 경고했다. “만약 사측이 약속한 대로 월급봉투가 나오지 않으면, 6월 1일부터 다시 파업할 것이다!”
김명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