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의료를 ‘개혁’했다고? 천만에!
의료산업 자본가들한테 퍼주기 위해 노동자민중을 공격했을 뿐!
의료‘개혁’을 결국 통과시킨 다음,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자랑스레 선언했다. “오늘밤, 우리는 역사의 부름에 화답했다.” 그건 정말 역사적이다. 오바마 정부가 스스로 섬긴다고 주장하는 대중한테 역사적으로 바가지를 씌우는 짓이기 때문이다.
법안이 통과되자 의료산업 주가가 뛰어올랐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의료보험 가입은 의무화하면서도, 의료보험은 국가 대신 민간보험회사한테 계속 내맡겨두는 것이다. 그래서 그동안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돈벌이가 목적인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해, 자신들이 감당할 수 없는 의료보험비를 내야 한다. 그 의료보험도 실제 쓸모없다는 게 계속 드러나 왔는데도 말이다.
또 이번 법안은 제약회사나 병원이 약값과 치료비를 올리는 걸 금지하지 않았다. 오바마는 앞으로 10년 동안 의료비를 통제하지 않겠다고 이미 작년 여름에 제약회사와 병원들한테 합의해 줬다! 의료보험비가 더 높아져 제약회사와 병원들은 더 많은 돈을 벌고, 보험회사들도 약간의 떡고물을 챙길 것이다!
심지어는 민간의료회사들이 의료비를 더 낮추도록 강제하기 위해 정부가 별도의 공공의료보험을 운영하면서 민간보험회사와 경쟁하는 방안(“공공보험” 방안)이 빠졌다.
오바마는 “여러분이 아프지 않다면 보험회사가 돈을 더 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이 들수록 몸이 아파지고, 그러면 해마다 의료비를 더 내야 할 것이다. 게다가 나이 들면 여러 병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보험회사들은 아프지 않은 노인한테도 보험비를 더 뜯어낼 수 있다.
보험회사, 제약회사, 병원들은 줄줄이 보조금을 받는다. 그래서 의료보험안이 통과되자마자 보건의료산업의 주가가 치솟았다. 결국 오바마 의료‘개혁’이란 자본가들한테만 개혁일 뿐이다.
의료보험상품을 사지 않으면 처벌
만약 사람들이 의료보험상품을 사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벌금을 물어야 한다. 그것도 해마다 더 커지는 벌금을 말이다. 그러면 의료보험엔 들지도 못하고, 벌금만 내야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보조금은 어떤가? 소득의 9.5% 이상을 의료보험비로 낼 때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연봉이 4,000만원이면 보험료로 거의 400만원을 내야 한다. 그것만이 아니다. 아파서 치료받으면 비용의 10~20%를 본인부담금으로 또 내야 한다. 보조금은 오직 입원비에만 지급된다. 약값, 의사의 진료, 검사, 임상실험 등 일반적인 의료비에는 지급이 안 된다. 건강보험은 낙태 시술비도 보장해주지 않는다.
이따위가 ‘개혁’이라고? 아니다. 이건 개혁을 가장해 노동자민중을 공격하는 것일 뿐이다!
자본가 이익에 충실한 오바마에게 기대할 건 전혀 없다
집권 14개월 동안, 오바마 정부는 부시 정부의 모든 기본 정책을 공공연하게 지속해 왔다. 둘 다 자본가정부로서 자본가들의 이익에 충실해 왔다.
오바마는 주요 은행과 대기업한테 점점 더 큰 선물을 건네 왔다. 반면 납세자들에게는 엄청난 액수의 세금고지서를 보냈다. 오바마 정부는 GM과 크라이슬러한테 수십억 달러를 줬다. 자동차노동자들한테는 굴복하지 않으면 회사를 ‘파산’시키겠다고 협박해 거대한 양보를 강요했다. 또한 이라크에서 부시의 피 묻은 전쟁을 계속해왔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전쟁을 확대했다. 심지어는 파키스탄으로도 확전했다.
오바마 정부는 경제가 회복됐다고 말한다. 그렇다. 분명히 회복된 게 있다. 하지만 기업 이윤, 주로는 은행가들의 이윤과 경영진들의 보너스가 올라갔을 뿐이다. 실질 실업률은 이미 재앙 수준이며, 점점 더 파멸적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수백만 명이 집을 잃고 있다.
오바마는 이제 기만적 의료‘개혁’을 앞세워 노동자들을 더 강하게 공격하려 한다. 그래서 미국 노동자민중의 분노가 꿈틀거리고 있다. 오바마의 민주당은 1월에 이른바 ‘진보1번지’인 매사추세츠 주(州)의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47년 만에 공화당의 무명 후보한테 패배했다. 교육재정 삭감, 등록금 폭등에 맞서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미국 전역에서 교사, 학생들의 투쟁이 터져 나오고 있다. 머지않아 미국 노동자계급이 1930년대 중반의 공황기에 대투쟁에 떨쳐나섰던 것처럼 역사의 부름에 화답할 것이다!
김명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