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자동차, 철강 노동자 파업
- 노동자들의 분노와 투쟁의지를 보여주다
알제리의 수도, 알제의 외곽 공업도시 루이바에서 국영 산업차량회사(SNVI. 버스, 트럭 제조)의 노동자 5,500명이 1월 3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노사정 3자 회의가 최저임금을 21만원에서 25만원으로 약 4만원 인상하기로 합의하자마자 자발적으로 파업이 터져나왔다. 공식 소비자물가는 5.7% 올랐지만, 곡물 가격은 21%나 치솟은 상태에서 4만원 인상 합의는 노동자들이 참기 어려운 것이었다. “나는 부자 나라의 가난한 노동자다. 내 임금으로는 4명의 아이를 기르고, 교육하기 어렵다”고 한 파업노동자가 말했다.
자동차공장 파업에서 공단총파업으로
노총 지도자가 파업을 중단시키려고 파업노동자들한테 갔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콧방귀를 뀌면서 노총 지도자한테 파업 집회에서 떠나라고 분명하게 요구했다. 일부 노조 현장 간부들이 주도권을 쥐고 파업을 밀어나갔다.
1월 5일부터는 5만 명이 일하고 있는 루이바 공단의 다른 사업장 노동자들도 전면파업에 동참했다. 파업노동자들은 공단에서 도심으로 진출하려 했다. 중무장한 폭력경찰이 노동자들을 곤봉으로 패고, 발로 걷어찼다. 몇몇 노동자들이 다쳐서 병원으로 실려 갔다. 노동자들은 주요 도로를 봉쇄했다.
알제리에서는 지금 물가는 높은데 임금은 낮아 불만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그래서 파업투쟁이 최근 몇 달 동안 계속 벌어졌다. 작년 11월에는 교사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3주간 파업해서 정부를 물러나게 했고, 다시 파업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보건 의료 쪽에서도 몇 주간 파업이 벌어져 왔다.
7,200 철강노동자도 무기한 전면파업에 나서다
이런 상황에서 1월 12일부터는 세계1위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의 아나바 공장에서 7,200여 노동자들이 코킹 공장 폐쇄에 맞서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사측이 30년이 넘은 코킹 공장을 보수하겠다고 했다가 철회하자, 거기서 일한 320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을 우려해 파업에 들어간 것이다. 사측은 파업을 깨기 위해 1월 임금을 주지 않겠다고 선포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우리는 2월 임금조차 못 받더라도,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계속 싸우겠다”고 맞받아쳤다. 노동자들은 파업 9일만에 사측이 공장폐쇄 계획을 철회하자 파업을 멈췄다.
노총 관료들이 앞장서서 파업을 파괴하다
루이바 자동차파업은 1988년의 격렬한 반정부투쟁의 진앙지가 그곳이었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다. 하지만 파업은 더 이상 확산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노조 관료들이 파업 파괴의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그들은 마치 정부 대변인들처럼 왜 파업을 중단해야 하는지를 줄기차게 떠들어댔다. 노총 지도부는 1월 13일에 국영산업차량 회사와 공단의 노조 간부들을 불러모은 다음, 크게 달라지지 않은 협상안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했다. 보수언론은 파업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노총이 나서서 파업이 다 끝난 것처럼 떠들어댔다.
자동차, 철강노동자 파업은 끝났지만, 이 파업은 알제리 노동자계급의 거대한 분노가 잠깐 표출된 것일 뿐이다. 알제리 노동자계급은 머지않아 다시 자신의 분노와 힘을 공공연하게 드러낼 것이다.
김형선
테켈 노동자들, 극한투쟁 벌이며 노총과 정부 압박중!
1월 말 공장폐쇄를 앞둔 터키 담배공사(테켈)의 수천 노동자들이 27일로 43일째 앙카라에서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혹한의 날씨인데도, 테켈 노동자들은 1월 16일부터 터키 노총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이 농성으로 1500명이 병들고, 45명이 병원으로 실려갔다. 19일부터는 일부 노동자와 가족들이 단식투쟁에도 들어갔다.
17일 3만 명이 모인 집회에서 터키 노총이 전면총파업을 선포하지 않자, 테켈 노동자들은 노총 지도부가 물러나든지 전면총파업을 선포하든지 하라며 계속 압박해 왔다. 그 결과 터키 노총을 비롯한 6개 노조연합은 최근 총파업 논의를 하고 있으며, 터키 수상은 노총을 만나겠다고 하고 있다.
김형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