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길 것인가, 반동 정부 아니면 노동자들?
- 노동운동의 운명을 걸고, 이제 한 판 붙자!
평택 칠괴동 쌍용차 공장은 지금 전쟁 중이다. 반동 정부가 파견한 경찰은 수천명의 경찰을 투입해 점거파업의 중심인 도장공장을 포위하고 있다. 이 포위 작전에는 중무장한 경찰특공대와 용역깡패들도 투입되고 있다. 하늘에서는 경찰 헬기가 최루액을 무차별하게 살포하고 있다. 음식과 물은 끊긴지 오래다. 노동자의 아내가 죽어도 이 광란의 공격은 멈추지 않고 있다. 아니 계속 광포해지고 있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전쟁이 아니라면 무엇인가?
생존을 위해, 정의를 위해 쌍용차 노동자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물러서지 않으며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경찰의 폭력에 맞서 그들은 정당방위권을 행사하고 있다. 볼트와 너트를 새총으로 쏘고, 타이어에 불을 태우며 결사항전을 지속하고 있다. 가공할 만한 폭발물질이 가득찬 도장공장을 붙잡고 저항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지금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투쟁하고 있다.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은 바로 다름 아닌 노동자들이다.
전쟁광 - 반동 정부
이 전쟁을 도발한 자들은 바로 이명박 정부다. 그리고 이 반동 정부와 한 몸이 되어 있는 자본가들이다. 이들은 무려 1600여명의 노동자들을 협박해 희망퇴직을 받아낸 것도 모자라서 900여명의 노동자들을 정리해고로 추가학살하려 발악하고 있다. ‘청산’ 위협을 그들은 관제 언론들, 자본가 언론들을 총동원해 떠들고 있다. 파업으로 청산이 다가오고 있으며, 이것은 협력사를 비롯해 수십만 노동자들의 생존을 유린하는 것이라고 선무방송하고 있다.
그러나 그토록 청산이 두렵다면, 아주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 오늘 당장 ‘정리해고, 분사화 중단 선언’을 하면 된다. 그와 동시에 노동자들은 손에 잡은 무기를 내려놓을 것이다. 언제 자신의 목숨을 앗아갈 폭탄이 될지 모르는 저 위험천만한 도장공장이 짓누르는 천근만근의 무게를 벗어던질 것이다.
무엇이 이 간단한 해결책을 가로막고 있는가? 무엇이 개별 자본가로서는 반드시 피해야 하는 청산까지 현실화시키고 있는가? 바로 반동 정부다. 이명박 정부는 쌍용차 노동자들의 목숨을 빼앗더라도, 쌍용차 공장을 청산해 희생하더라도 “전투적 노동조합”을 이번 기회에 박살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모든 노동조합들에 “함부로 싸우다가는 큰 코 닥친다”고 선포하고자 하고 있다. 전체 노동운동을 박살내고자 하는 야심찬 계획, 바로 이것이 현 정부를 전쟁광으로 몰아붙이고 있는 힘이다.
노동운동의 운명이 달려 있다!
모든 노동자들이 감탄하고 있다. “어쩌면 저렇게 용감하게 싸울 수 있단 말인가?” 정말이지 그렇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어떤 용감한 병사들도 흉내낼 수 없을 만큼 영웅적으로 투쟁하고 있다. 도장공장에 배수의 진을 치고 강력한 노동자 부대를 건설해냈다. 그런데 만일 이 노동자 부대가 엄청난 화력을 집중시키고 있는 경찰의 군홧발에 짓밟힌다면 노동자들이 보일 반응은 무엇이 될 것인가? “저렇게 모든 것을 다 바쳐 싸워도 역시 안 되는구나.”
바로 그것이 반동 정부가 노리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이 반동 정부는 GM대우에서, 현대 기아차에서, 수많은 협력업체에서, 공공부문에서, 병원에서 민주노조들을 쓸어버리는 야심찬 계획을 집행할 것이다. 그래서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수십년간의 전투 속에서 쟁취해온 민주노조운동을 박살내려 덤벼들 것이다. 민주노조운동의 패배는 수천만 미조직 노동자들에게 투쟁의 희망을 앗아갈 것이다. 그들은 악소리도 못하고 자본주의의 수레바퀴 밑에 깔려버릴 것이다.
하지만 만일 쌍차 노동자들이 승리한다면, 이것은 노동운동의 거대한 진격이 될 것이다. “우리도 쌍용차 노동자들처럼 싸우면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불붙듯이 확산될 것이다. 이것 앞에 자본가들은 후퇴할 것이며, 반동 정부는 감히 노동자들에게 도발하지 못할 것이다. 노동운동의 르네상스가 열릴 것이다. 성장하는 노동운동의 그늘 밑에서 모든 노동조합들이 자유와 생명수를 얻을 것이다. 그것을 보면서 수많은 미조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결성의 깃발을 들 것이다.
이것은 바로 우리의 싸움이다. 제대로 붙어야 한다!
상황은 너무나 분명하다. 지금 경찰 공권력 투입 앞에서 처절하게 싸우고 있는 쌍용차 노동자들의 깃발은 바로 노동운동 전체의 깃발이다. 이 깃발은 절대 경찰 군홧발에 짓밟혀서는 안 된다. 승리로 펄럭여야 한다. 바로 우리 노동자계급 전체의 깃발이기 때문이다.
그 깃발을 사수하기 위해 쌍용차 노동자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고 있다. 이제 바통을 전체 노동자들이 이어받아야 한다. 명실상부한 총파업 투쟁으로 쌍차 파업을 사수하고 저 저러운 공권력의 군화를 공장에서 몰아내야 한다. 700여명의 쌍차 노동자들이 수천명의 경찰에 의해 짓밟히기 전에 수만, 수십만의 총파업투쟁의 물결로 경찰을 완전 포위해 무장해제시켜야 한다.
다행히도 민주노총은 22일부터 26일까지 총파업을 선포했다. 이것은 최소한의 의무를 다한 것으로 당연히 모두가 환영하고 있다. 게다가 반동 정부의 언론악법에 맞서 언론노동자들이 총파업에 합류하고 있다. 그러나 ‘선포’만으로는 적들을 몰아낼 수 없다. 전국방방곡곡을 휘몰아치는 실질적인 총파업이 노동조합들이 있는 모든 현장에서 솟구쳐야 한다. 적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오직 이것이다.
그들을 벌벌 떨게 하기 위해서는 비상한 상황에 걸맞는 비상한 행동에 돌입해야 한다. 노동조합 공식체계를 동원해 파업투쟁을 밀어붙일 수 있다면 그렇게 조직하자. 그것이 당장 안 된다면, 아래로부터 결단으로 파업투쟁에 준하는 갖가지 투쟁을 밀고나가자. 문제는 ‘총파업’이 명령으로서가 아니라, 상층 지도부의 선언으로서가 아니라 우리 노동운동 모두의 생존을 위해 당장 사활적으로 중요한 우리 자신의 투쟁이라는 점을 자각하는 것이다.
비상한 시기에 비상한 결단으로 치고 나가자!
당장 준비가 부족할 수도 있다. 총회, 부분파업부터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쌍용차 파업을 사수하고 공권력을 격퇴하기 위한 전면 총파업을 실질적으로 조직하기 위한 위대하고도 진지한 행동들이 모든 곳에서 착수될 때, 그것은 적들에게 거대한 두려움을 선사할 것이다. 공권력이 투입돼서 일시적으로 쌍용차 공장이 더러운 군홧발에 유린당하더라도, 명실상부한 총파업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 군홧발을 걷어치우고 공장을 노동자들에게 되돌려줄 것이다. 그래서 만천하에 확인될 것이다. “보라, 우리 노동자들이 얼마나 높이 있는가를!”
한 판 제대로 붙어보자. 그래서 목숨걸고 투쟁하는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가슴벅찬 동지애를 선사하자. 그들과 함께 우리 모두가 단결해 승리함으로써 반동 정부의 탄압을 뚫고 노동운동의 가슴벅찬 진군의 나날을 열어가자! 이 진군은 반동 정부에 맞선 결정타가 될 것이며, 노동자권력 수립을 향한 출발점으로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최영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