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노동자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공공부문 임금과 상여금 대폭 삭감, 공공부문 신규채용 금지, 정리해고 규제 완화와 대규모 정리해고, 세금 폭등. 그리스 정부는 지금 재정 적자의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죄다 떠넘기기 위해 노동자들을 향해 융단폭격을 퍼붓고 있다.
이에 맞서 5월 5일, 그리스노총(200만 조합원)과 공공노조연맹(50만 조합원)이 올해 6번째 총파업을 벌였다. 국제선, 국내선 항공 모두 완전히 멈췄다. 지하철, 철도, 시내버스, 여객선 등 대중교통은 물론이고 정부기관과 세관, 세무서, 국공립 학교까지 문을 닫았다. 병원도 비상근무만 했다. 자영업자, 전문직, 영세 제조업자들도 6시간 동안 문을 닫았다.
국회의사당 앞으로 10만 명의 노동자민중이 몰려들어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최루탄을 쏘는 폭력경찰에 맞서 격렬하게 싸웠다. 이 날 화재로 3명이 죽기까지 했다. 모든 도시에서 대중시위가 벌어졌다. 총파업 전날 이미 아테네 그리고 다른 도시들에서 파업 중인 지역 노동자들이 시청까지 점거했다.
이렇게 노동자들의 분노가 들끓었는데도 사회당 정부는 10일 강도 높은 연금개악안을 밀어붙여 승인했다. 현재 60세인 여성의 연금수령 시작연령을 남성과 마찬가지로 65세로 높이고, 오는 2014년부터 연금지급액을 GDP 증감과 연금 재정수지에 연계시키는 것 등이 들어 있다. 이 개악안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연금액이 평균 7% 줄어들고, 많게는 14%까지 삭감된다.
이 소식을 듣고 그리스노총과 공공노조연맹은 20일에 다시 파업을 벌이겠다고 선포했다. 노조 지도부는 기층 노동자들의 거센 분노와 압력에 떠밀려 총파업과 시위를 거듭 선언하고 있지만, 겨우 하루 또는 이틀짜리 파업 정도로 제한하고 있다. 그리스 노동자들이 아래로부터 역동적 파업과 점거, 전투적 시위의 물결을 만들어내고, 자본주의에 정면으로 도전하면서 새로운 대안지도력을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김명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