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바닥에서 드러난 추악한 자본주의
죽어가는 강
이명박의 4대강 죽이기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던 재앙적인 환경파괴 소식이 속속 전해진다. 물고기들은 떼죽음을 당하고, 천연기념물을 포함한 멸종위기 동식물들은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있다. 습지가 사라져가고 있으며, 강바닥은 시멘트로 채워지고 있다. 강바닥에서 퍼 올린 준설토는 적치장을 구하지 못해 아무렇게나 방치되고, 강바닥 깊은 곳에서 함께 파헤쳐진 중금속 성분들은 강을 따라 흘러들어 식수원을 오염시키고 있다. 게다가 이것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공사가 마무리된 후에도 생태계에 미칠 악영향은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4대강을 파괴하며 건설자본에 흘러들어가는 돈다발
하지만 지금 4대강 죽이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와 굴러들어오는 돈다발을 놓치고 싶지 않은 건설사들에게 이와 같은 경고는 들리지 않는다. 빈곤층에게 사용돼야 할 예산이 줄줄이 삭감된 반면, 국민세금은 4대강을 죽이면서 대형건설사들에게 흘러들어가고 있다. 애초 주장했던 수질개선이나 홍수대비 등 효과는 약발이 먹히지 않자, “관광상품 개발 등 4대강 사업이 지역경제를 살릴 것”이라는 자본주의적 ‘경제효과’ 논리를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다.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환상을 조장하면서, 환경전문가들의 경고를 오히려 세상물정 모르는 투정으로 몰아가고 있다.
파괴적 본성
한편 이명박 정부는 임기 내에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무리한 일정으로 공사기간을 단축하고자 했다. 지금도 주요 공사구간에는 밤낮없이 공사차량들이 시멘트를 퍼 나르고 있다. 강바닥의 준설은 아예 물길을 막고 강바닥 생태 서식지를 몰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생태와 환경에 대한 어떤 배려도 고려도 필요 없다는 막가파식으로 말이다. 현장실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졸속으로 진행된 환경영향평가 작업에 대해 조중동을 비롯한 자본가신문에서조차 비난이 흘러나왔다. 설계와 시공을 일괄 수주하면서 속도전을 부추기는 턴키입찰방식 또한 환경파괴적인 자본주의 이윤의 관점을 충실히 반영한다. ‘친환경적인 개발’이라는 그럴듯한 단어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는 이윤을 위한 4대강 죽이기의 파괴적 본성을 감출수가 없다.
조화로운 발전의 길
오직 한줌 자본가들의 이윤충족의 관점에서만 작동하는 자본주의 아래서는 친환경적 개발이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 자본을 위해서만 움직이는 자들이 권력을 잡고 있는 한, 야수적인 환경파괴는 계속될 것이다. 쓰러져가는 자본주의 경제를 살려보려는 발버둥 속에는 노동자계급과 자연 모두에 대한 약탈과 파괴적인 속성만 남아 있을 뿐이다.
인간사회의 안정적이며 계획적인 발전은 대규모 경제위기를 불러오는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전복해야만 비로소 가능해진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자유가 발휘되는 공간인 자연이 더 이상 파괴되는 것을 막고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자본주의 이윤체제에 맞선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투쟁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4대강 살리기는 노동자 살리기 투쟁과 뗄 수 없는 한 몸이다.
김상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