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노동제와 생존권을 핵심 요구로 총파업을!
건설노조 총파업투쟁을 힘 있게 조직하기 위한 제언
4월 28일로 예정된 민주노총 총력투쟁이 예상대로 ‘뻥파업’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여기 절박한 생존권·노동기본권을 요구하는 일군의 노동자투쟁이 있다. 8시간 노동제와 특수고용 노동기본권을 내걸고 4월 28일 총파업에 돌입한 건설노동자들의 투쟁이다. 여기서는 건설노동자들의 투쟁을 점검하고 이를 힘 있게 조직하기 위한 제언을 담아보려 한다.
생존권 요구를 핵심으로 노동기본권 요구를 결합시키자!
최근 이명박 정부는 건설노조에 이른바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있다는 이유로 시정·보완 명령을 내리며 노동조합 자체를 부정하는 탄압을 가하고 있다. 이에 맞서 건설노조는 노동조합의 존폐가 걸려있음을 직시하고, 특수고용 노동자성 인정과 노조탄압 중단을 내건 총파업을 결의한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 살리기 정치총파업’ 조직화 과정에서 우리가 수차례 강조해온 바와 같이, 현재와 같은 공황기에는 대중의 가슴 속에 절실한 생존권 요구를 중심으로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특수고용 노동자성 인정 등 노동기본권 요구 역시 중요한 것이지만, 무엇보다 조합원 대중 스스로 가슴으로부터 총파업투쟁의 열망을 만들어낼 때에만 거대한 투쟁을 조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건설노동자들에게 절실한 생존권 요구는 8시간 노동제 정착과 체불임금 및 운반단가 문제다. 이미 울산과 강원 지역에서는 ‘임대료 삭감 없는 8시간 노동제 쟁취로 일자리를 늘리자’는 요구를 내걸고 건설기계(덤프·레미콘·굴삭기) 노동자들이 지역파업을 벌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굴삭기를 비롯한 미조직 노동자들의 조직화가 역동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만큼 건설현장에서 8시간 노동제는 노동자들의 가슴을 울리는 요구가 되어 있다.
8시간 노동제를 비롯한 생존권 요구를 중심에 둘 때, 오히려 노동기본권 문제 역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도저히 먹고 살 수 없게 해서, 노조를 만들어 투쟁으로 운반단가도 올리고 8시간 노동제도 요구하며 싸워왔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우리보고 노조가 아니라고 협박한다. 결국 이명박의 목적은, 가장 낮은 곳에서 일하는 건설 노가다들의 먹고 살 수 있는 권리를 빼앗겠다는 것 아닌가! 특수고용 운운하지만 결국은 건설노동자 생존권을 압살하려는 목적으로 탄압하는 것이다!”
따라서 8시간 노동제를 비롯한 생존권 요구를 핵심 쟁점으로 하는 총파업투쟁을 조직하고, 그 과정에서 이명박 정권과 자본가들에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어디 설립필증 한번 빼앗아보라! 가장 낮은 곳에서 힘들여 일하는 건설노동자의 생존권을 짓밟아보라! 그때 건설노동자의 분노가 어떻게 치솟아 오를지 똑똑히 보여주겠다!”
아래로부터 투쟁을 조직하는 과정
또한 총파업 선포와 함께 중앙 상경투쟁 직후 결국에는 지역으로 내려가 파업을 이어가는 방식이 될 것인데, 지역별 대의원·분회장·지회장들의 결의를 모아나가기 위한 지역별 총회도 가능할 것이다. 울산의 경우 하루파업을 진행하는 자리에서 즉각 분임토의를 하는 명민함을 보여줬다. 분임토의를 통해 지도부가 아니라 평조합원 스스로 투쟁을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8시간 노동제 요구는 현 시기 대중의 절실한 요구일 뿐만 아니라,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늘리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공세적인 요구이기도 하다. 하루 10시간 노동을 관행으로 하는 건설현장에서 덤프·굴삭기 노동자들이 8시간 노동제를 쟁취한다면, 줄어드는 노동시간만큼 신규고용을 늘려야만 공사기간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조직 노동자들이 건설노조로 조직되고 있는 핵심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건설노조 총파업투쟁이 가야할 방향은 너무 명쾌하지 않은가? 8시간 노동제를 비롯한 대중의 절박한 생존권 요구를 중심에 세우고 노동기본권 문제를 결합시키는 것!
오민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