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르노 플랭공장에서 비스테온 노동자들이 이틀간 파업하다
{프랑스 르노 자동차는 플랭공장(파리 서부)을 폐쇄하고, 저임금으로 노동자를 쥐어짜 이윤을 많이 남길 수 있는 터키 쪽으로 생산을 집중하려 했다. 프랑스 정부가 3조원 가량을 지원하겠다고 하자, 르노는 올해 1월 16일 플랭공장 유지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것이 노동자에 대한 공격의 중단은 결코 아니었다. 특히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공격의 1순위가 됐다. 프랑스 LO의 주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에 실린 다음 기사가 그걸 잘 보여준다.-옮긴이}
공장을 폐쇄할 테니 300km 떨어진 곳으로 가라?
전세계에서 49,000명을 고용하고 있는 부품업체이며, 르노 자동차의 하청업체이기도 한 비스테온 사측은 르노 플랭 공장에 진출해 있는 자기 사업부를 폐쇄할 의사를 몇 달 동안 비쳐 왔다. 43명의 비스테온 노동자들이 그 공장에서 생산하는 클리오3 차량에 들어갈 계기판과 도어판넬을 생산해 왔다.
경제위기로 르노의 생산량이 줄어듦에 따라, 비스테온 플랭도 이미 플랭공장 사업부의 몇몇 부문을 없앤 상태였다. 비스테온은 이곳이 더 이상 수지가 안 맞는다고 여겼다. 그래서 프랑스 북부에 있는 공드꾸흐의 비스테온 공장으로 남아 있는 생산부문을 옮기고, 플랭공장의 모든 노동자들은 해고하고 싶어했다. 어떤 노동자도 300킬로미터 떨어진 곳[공드구흐 공장]으로 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 말이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파업으로 라인을 멈춰 세우다
1월 27일 협상을 통해, 비스테온 노동자들은 사측이 플랭공장에서 파업이 벌어질 경우의 대책까지 마련해두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행히 비스테온 노동자들도 이런 공격에 어떻게 맞설 것인지를 오래 전부터 준비해두고 있었다.
그날 저녁 비스테온 노동자들은 파업을 결의하고, 계기판 및 도어판넬 생산을 멈췄다. 그리고 이 파업은 이틀 동안 계속됐다. 1월 27일 밤, 파업 때문에 르노 조립라인은 부품 부족으로 멈추어 섰다. 다음날 아침에도 파업은 계속됐다. 차는 [평상시의] 375대가 아니라 단지 5대만 라인에서 나올 수 있었다!
비스테온 사측은 르노의 주문에 맞춰 각 차에 들어갈 판넬을 빠르게 공급하기 위해 임시 작업장을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곧 혼란에 빠졌다. 그런 상황을 미리 예견해, 사측이 몇달 전부터 저장해둔 부품들이 도착하자마자, 완전히 무질서로 변했다. 화물트럭은 빠르게 배달하지 않았다. 운반도구에도 하자가 있었다. 운전자는 보호 장비도 착용하지 않았고, 임시직 노동자들은 작업용 장갑도 끼지 않았다.
비스테온 사측이 [파업을 파괴하기 위해] 임시직 노동자들에게 압력을 행사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들도 곧 실업자가 된다는 것을 알았고, 그래서 자기 동료들에게 연대감을 표시했다. 이틀째에 비스테온 사측은 양보안을 내놓았다. 결국 비스테온 해고 노동자들은 약 42,000유로[6천 7백만원]에서 45,000유로[7천 2백만원]를 받게 됐다.
신차 환상에 빠지지 말고 스스로의 단결투쟁만 믿자
이런 합의는 43명의 비스테온 노동자들과 하청업체가 고용한 15명의 임시직 노동자들에게 일자리를 보장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모든 노동자들이 그걸 승리로 느꼈다. 이제는 복직을 희망하는 모든 비스테온 해고노동자들을 르노가 고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남아 있다.
그들의 짧은 투쟁은 자동차 노동자들이 전기차나 클리오4 같은 신차의 환상에 매달려서는 안 되며, 스스로 자기 권리를 방어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프레스 부서에서 어느 노동자가 말했듯이 “43명이 뭉치는 것이 가능하다면, 600명이 뭉치고, 더 나아가 3500명이 뭉치는 것도 상상하자!”
김형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