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산업 위기 정면 돌파!
- 하청노동자 대중 투쟁 조직화에 달려 있다!!!
조선산업이 세계자본주의 공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미 많은 중소 사업장이 파산을 맞았고, 그보다 더 많은 사업장은 부도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한국의 빅3(현대/대우/삼성)도, 약정된 선박에 대한 취소와 인도연기 요청에 시달리고 있다. ‘저가수주’로 표현되는, 본격적인 생산원가 절감 경쟁이 ‘예정된’ 조선산업 위기의 돌파구로 회자되고 있다.
오늘날 대표적인 노동집약 산업인 조선산업에서 생산원가 절감 경쟁이 의미하는 것은 너무나 간단하다. 노동비용의 획기적 절약. 이것은 대량 정리해고와 실질적인 임금에 대한 공격 뿐만 아니라, 생산성 향상이라는 노동강도의 강화를 포함한다. 때문에 조선산업에서 노동자와 자본가간의 목숨을 건 전쟁은 불가피하다.
초반 전투에서 기선을 제압하고 있는 조선산업 자본
현재 한진중공업자본은 노골적으로 정규직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조정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하지만 한진자본의 이러한 공격이, 결코 ‘시작’은 아니다. ‘공격’은 이미 그 전에 전면적으로 시작되었다. 한진중공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금의 전투는, 생산의 절반 이상을 담당했던 하청노동자들의 시체 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장의 연속일 뿐이다.
수많은 중소 조선산업이 파산되었거나 파산직전이라는 것은, 조직되지 못한 절대다수의 조선산업 노동자들이 이미 자본의 공격에 무참하게 당했다는 말과 다름 아니다. 이것은 중소 사업장만의 문제가 물론 아니다. 빅3를 포함한 모든 조선사업장에서 벌써 자본은,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정리해고와 임금삭감이라는 전투에서 승리했고, 이것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 전쟁이 올 것이다!’ - 아니다. 이미 전투는 진행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조선산업 조직노동자들의 전투태세는 미흡하기 짝이 없다. 심지어 자기 단사에서 하청노동자들이 대대적으로 짤리고 있는 판국에도 불구하고, 조직노동자들 사이에서는 “공격이 정말로 감행될까?”라는 웃지 못할 생각이 널리 퍼져있다. 이미 ‘전사자가 속출하고 있는 조선사업장 상황’에서 이것은 뒷북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올 것이다”는 얘기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전투를 회피하는 것밖에 안 되며, 전쟁을 패배로 내모는 안일한 생각이다.
하지만 어용관료든 상대적으로 건강한 민주파 관료든, 심지어 대다수 전투적인 현장활동가들조차도,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에 눈을 감고 전투를 회피한다는 면에서는 대동소이하다. 주요 대공장에서조차 사업장내 하청노동자의 비율이 기본 50~70%에 이르는 것이 조선사업장의 실정이다. 헌데 이 투쟁을 회피·우회하며 도대체 어떤 전투를 대비한다는 것인가?
활동가들이 같은 사업장 울타리내에 존재하는 하청노동자들의 전투를 자신들의 전투(조선산업 노동자들의 공동의 전투)로 애써 보지 않으려는 것과 정반대로 오히려 자본은 정확히 하나로 본다.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정리해고는 정규직 조직노동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전환배치·구조조정과 한 쌍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청노동자들의 생존을 지켜내는 것은 정규직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첩경이다.
“비정규직철폐는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의 과제”라는 말은 참으로 진실이다. 하지만 이 진실이, 정규직 비정규직을 막론하고 모든 선진활동가들이 하청노동자투쟁을 조직해야 한다는 책무를 단 일 푼도 덜어주는 것은 아니다. 노동조합이라는 기초적인 투쟁의 무기도 없을뿐더러, 투쟁경험 조차 전무한 하청노동자들이 스스로의 힘만으로 자본의 거센 공격을 막아낼 것을 기대할 순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전시태세를 갖추고 시급히 실천의 장으로!
벌어지고 있는 전투에 집중해야 한다. 자본의 논리에 따라 끊임없이 수세적이고 방어적인 상태로 내몰려온 조선산업 노동자들의 투쟁을 공세적으로 전환할 유일하게 올바른 방향이기 때문이다. 뿐만이 아니다. 선진활동가들이 하청노동자 대중투쟁을 함께 조직하고 결합하는 것! 이것이야 말로, 현장에 팽배해 있는 패배주의를 일소하고, 관료주의·협조주의를 아래로부터 뒤흔들어, 계급적 노동운동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된다. 때문에 선진활동가들에겐 오히려 기회다.
현장 전투적 활동가들이 사활을 걸고 조선산업 노동자들에 대한 자본의 공격에 맞서고자 한다면, 하청노동자들을 둘러싼 이 전장이 목숨을 걸어야할 바로 그 장소다. 어용과 협조주의 세력에 의해 장악되어 있는 관료체계를 뚫고 현장에서부터 하청노동자 투쟁을 조직하기 위해 분투해야만 한다.
자본의 살인적인 공격으로 인해 하청노동자들의 불만과 분노는 이미 극에 달하고 있다.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정리해고와 임금삭감으로 인해 조직된 정규직노동자들의 불안감도 매우 높아지고 있다. 어용·협조주의 관료체계에 애초 기대할 것이 없었다면, 이 투쟁을 시작하는데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더 필요한가?
부족한 것도 더 필요한 것도 없다. 단지 현장 선진활동가들의 결의와 결단만이 요구될 뿐이다. 그것도 매우 시급하게 말이다.
현대중공업 노동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