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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해방 마지막 호를 발행하며, 투사들에게!
2007년 8월에 56호를 발간한 후, 네 달 이상 시간이 흐른 후에야 57호를 발간하게 되었다. 오랜 기간 책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57호를 끝으로 ≪노동해방≫은 종간된다.
노동해방연대 소식지 ≪노동해방≫이 나오지 않은 지난 기간이 우리 활동의 공백기를 뜻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소식지 55호에서 노동해방운동의 써클적 분열의 시대를 넘어서기 위한 공개적 제안을 한 이래,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의 단결 전망을 구체화하기 위한 대화가 진행되었다. 우리를 포함해 노동자해방당건설투쟁단, 사회주의정치연합, 울산노동자신문 등 네 개 조직이 정치적, 조직적 공감대를 긴밀하게 형성해나갔다.
발간 지연에 대한 보고
가칭 사회주의노동자연합 건설을 위한 순회설명회에 참석한 동지들은 그 대화의 결과를 직접 일정하게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써클적 선전주의와 전투적 조합주의의 한계를 넘어 진정으로 노동해방 당 건설에 기여할 수 있는 작전기지를 구축해야 함을 역설한 <왜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인가?>, 모든 시기와 조건에서 일관되게 지향해야 할 정치적 원칙을 담은 <우리의 입장>, 현 시기의 당면 투쟁을 권력 장악을 위한 투쟁으로 연결하기 위한 가교로서 <대중행동강령>이 순회설명회를 통해 동지들 앞에 제시되었다.
이 문서들은 물론 완전하게 최종 정리된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가칭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이 건설하고자 하는 운동의 중요한 정치적 기준이 될 것이다. 새로운 동지적 협력 관계 속에서 이 기준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기 위해 우리는 당분간 기존 소식지 제작을 미뤄두었다. 노동해방연대는 소식지를 발간하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라 소식지를 하나의 수단으로 발행하는 투사 조직임을 고려할 때, 그리고 우리의 역량이 모든 실천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큰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선택은 우리로서는 불가피한 것이었다.
결국 ≪노동해방≫ 소식지 자체는 일정한 공백기를 가졌지만, 그 대신 우리는 한층 더 높은 수준의 정치적, 조직적 전망과 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다. 그리고 더 직접적인 방식으로 투사들과의 소통을 진행해왔다. 이것으로 우리는 ≪노동해방≫ 독자들에게 다하지 못한 의무들에 대해 스스로 변명하고자 한다.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며
가칭 사회주의노동자연합 출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소식지 ≪노동해방≫의 진로에 대해 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가칭 사회주의노동자연합 건설은 이미 구체적인 일정에 올려졌다. 구체적인 정치활동 수단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척되고 합의가 이루어졌다. 우리는 사업장단위로 밀착하며 노동자대중에게 직접 호소하는 현장신문, 수천 명의 선진 층과 소통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배포하는 정치신문, 수백 명의 사회주의 활동가들을 위한 토론장이 될 이론지를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이것은 가칭 사회주의노동자연합 건설에 참가하는 조직들의 기존 활동성과를 계승하는 것임과 동시에, 기존 활동의 써클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계획이다. 각 조직들의 기존 활동은 이제 가칭 사회주의노동자연합 건설이라는 전망 속에서 새롭게 재편되어야만 했다.
노동해방연대 또한 사회주의노동자연합 건설이라는 전망 속에서 자신의 혁명적 과제들을 재점검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이 발행하는 정치신문과 이론지를 통해서 ≪노동해방≫ 소식지가 그 동안 수행해왔던 역할을 대부분 소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훨씬 더 자주, 더 충실하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노동해방연대에게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것은 우리가 <왜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인가?>에서 제시한 조직적 전망과 계획 이외에 별도의 전망과 계획을 갖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의 입장>에서 표명한 정치원칙과 근본적 지점에서 충돌하는 우리만의 고유한 원칙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노동자계급 대중에게 다가가는 데에서, <대중행동강령>에 담긴 투쟁과제들과 구별되는 우리만의 특수한 당면 요구를 상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런 이상, 우리에게는 더 이상 별도의 연단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노동해방≫ 소식지를 유지할 필요성은 사라진 것이다. 이제 우리는 가칭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의 현장신문과 전국정치신문과 이론지를 통해서 우리의 목소리를 담아낼 것이다. 노동해방연대만이 아니라 이 운동에 합류한 모든 동지들이 그렇게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더 이상 기존 써클의 독자적 목소리가 아니라, 가칭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의 공동의 목소리이자 그 목소리의 한 부분이 될 것이다.
이것이 써클들 간의 무원칙한 타협이 될 것이라고 서둘러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가칭 사회주의노동자연합으로 합류한 모든 동지들은 <우리의 입장>과 <대중행동강령>을 기준으로 정치적 규율을 세워나갈 것이다. 더 심도 깊은 토론이 필요한 쟁점들은 계간으로 발행하는 이론지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다루어갈 것이다. 우리에게는 분명한 ‘원칙’이 있다. 나머지 문제는 새로운 질서 속에서 ‘당주의적 방식’으로 해결해나갈 것이다.
≪노동해방≫의 종간을 결정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노동해방≫의 종간은 혁명적 정치활동의 일부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더 큰 규모에서, 더 책임성 있게, 더 확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 길을 찾아 전진하는 것을 뜻한다. 이 점에 대해 우리는 자부하며 독자들에게 감히 약속하는 바이다.
독자 여러분!
노동해방연대의 소식지는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되었다. 2001년 겨울부터 시작해 6년 간 진행된 소식지 사업의 성과는 이제 고스란히 가칭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의 성공적인 발전으로 수렴되어야 할 것이며, 노동해방연대의 모든 동지들은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해 분투할 것이다. 늘 그렇듯이, 이것은 단지 우리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독자 여러분과의 정치적, 실천적 대화가 가칭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이 발행하는 매체들을 통해 더 밀접하고 더 규칙적이며 더 실천적으로 지속되기를 희망한다. 동지들의 끊임없는 조언, 비판, 제안, 정보제공, 기고를 통해 가칭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의 신문과 이론지는 풍부해지고, 현실과 더욱 밀착하며, 강인한 생명력을 갖게 될 것이다. ≪노동해방≫을 꾸준히 읽어온 동지들에게 전국정치신문 ≪가자! 노동해방≫과 이론지 ≪사회주의자≫의 정기구독을 권한다.
≪가자! 노동해방≫은 격주마다 발행된다. 이미 창간 준비호가 발행되기 시작했다. 기존 노동해방연대 소식지로는 미처 따라잡을 수 없었던 정세적 흐름을 보다 면밀하게 추적하면서, 대중 속에서의 사회주의 정치활동을 위한 구체적 무기를 제공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이론지인 ≪사회주의자≫는 계간지로 발행될 예정이며, 가칭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의 공식 창립과 때를 맞추어 독자들에게 선보일 것이다. 기존 소식지 ≪노동해방≫보다 한층 더 풍부하고 다양한 기사를 통해 사회주의 활동가들의 시야를 심화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시점이다. 우리는 새로운 길로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낡은 형식은 더 이상 우리의 정치적 발효과정을 감당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새 술은 새 부대에! 이제 우리는 새로운 무기를 들고 독자 여러분을 만나고자 한다. 노동자계급의 해방과 선진노동자의 자주적 결집을 위해, 개량주의 관료주의에 맞서 노동해방의 기치를 보급하기 위해, 당주의자의 단결과 진정한 노동해방 당 건설을 위해 변함없이 분투할 것을 다짐한다!
≪노동해방≫이 지펴 올린 자그마한 불꽃은 역사적 임무를 마감하고 이제 뒤안길로 사라진다. 그러나 이것은 소멸하는 불꽃이 아니라 더 큰 불길로 타오르기 위해 장작불로 기꺼이 내던져지는 그러한 불꽃이라 믿는다. ≪노동해방≫이 발간을 시작했던 바로 그 시점에서 우리가 천명한 바로 그 구호, ‘노동자계급의 완전한 해방의 정신’을 종간호까지-수많은 한계와 약점 속에서도-지킬 수 있었음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이것은 독자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이 없었다면 아마도 힘들었을 것이기에, 이 자랑스러움을 독자 여러분 모두와 나누고 싶다. 동지들, 혁명투쟁의 전선에서 ≪노동해방≫이 뿌려낸 씨앗들, ≪노동해방≫의 노선은 결코 죽지 않을 것임을 노동해방연대의 모든 동지들은 기꺼이 약속드린다.
마지막으로 ≪노동해방≫의 ‘노동자계급의 완전한 해방의 정신’은 가칭 사회주의노동자연합 속에서는 더 선명한 다음의 구호로 대체될 것이다.
“혁명적 사회주의의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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